형사 출신 박미옥이 기억에 남는 사건과 피해자에 대해 털어놨습니다.
“입에 정액을 물고 경찰서까지”
지난 6월 21일 방송된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이하 ‘옥문아’)에서는 대한민국 ‘최초 여성 형사’이자 ‘최초의 여성 강력계 반장’이란 타이틀을 거머쥔 박미옥이 함께 했습니다.
그는 기억에 남는 피해자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박미옥은 “형사는 피해자 믿고 일한다. 피해자가 흔들리면 제일 힘들다. 정말 어려운 사건도 피해자가 단단하면 할 수 있을 거 같은 마음을 받는다”면서 오후 4시, 대낮에 일어난 여대생 강간 사건을 언급했습니다.
그는 “성폭행당한 여대생이 증거물인 정액을 입에 물고 경찰서까지 2시간을 걸어왔다. 처음엔 (입을 향해 손짓하는 모습을 보고) ‘말을 못하는 분인가?’ 했다”라고 말했습니다.
피해자 입 안에 무언가 있다는 걸 눈치챈 형사가 휴지를 가져다 주자 피해자는 그제야 입안에 있던 강간범의 정액을 뱉어냈습니다.
박미옥은 “그 친구가 ‘뱉고 그냥 갈지, 신고를 할 것인가’ 고민하다 ‘뱉고 가면 내 인생을 후회하지 않을까. 나에게 자신 있을까’라며 2시간이나 그걸 물고 경찰서에 온 거다”라고 전했습니다.
다행히 범인이 금방 잡혔고 박미옥 형사는 피해자에게 전화로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그는 “그분의 말씀이 잊혀지지 않는다. ‘형사님 제가 옳다고 말해줘서 고마워요’ 이러더라. 하지만 그 말을 했어도 다시 못 일어나는 피해자도 많다. 그 말만큼이나 당신이 옳았다는 자부심으로 잘 살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시미칼이..” 위험했던 순간
형사란 직업으로 일하면 아무래도 위험한 현장을 자주 보게 될 텐데 무섭지 않냐고 묻자, 박미옥은 “매번 무섭다”면서 가장 아찔했던 순간을 회상했습니다.
그는 정보원을 통해 청송교도소 출신 납치 강도범 8명이 범죄 모의 중이란 사실을 알고 은행으로 답사를 갔던 일화를 밝혔는데 “범인도 같은 은행에 온 거다. 범인들이 우리를 보고 형사란 걸 느낀 순간 난리가 났었다”라고 전했습니다.
재정비 후 도망간 범인들을 토끼몰이하 듯 쫓았던 박미옥은 “골목길에 들어섰는데 키가 한 180cm가 넘는 남자가 양복을 걸치고 걸어오는데 ‘범인이다’란 생각이 들더라”면서 “계속 눈을 굴리면 눈치를 챌 거 같더라. 최대한 눈에 힘을 빼고 뒤에 오는 형사와 제 사이에 넣으려고 했다. 스치는 순간 범인이 안심하는 게 느껴지더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돌아서 허리를 잡으려는 순간, 이 범인이 같이 돌았다. 그런데 (범인이) 팔에 걸치고 있던 양복이 떨어지면서 들고 있던 사시미칼이 드러났다”라고 말했습니다.
범인이 돌지 않아 원래 계획대로 박미옥이 범인의 허리를 잡았다면 회칼에 바로 찔렸을 아찔했던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비록 그 순간에는 잡지 못했지만, 범인은 사시미칼을 들고 택시를 탈취해 도망가다 교통사고를 내 붙잡혔다고 전했습니다.
이 밖에도 박미옥은 범인에게 잇자국이 생길 정도로 세게 물려 상처가 새까맣게 변할 정도의 부상을 입었던 적도 있다고 털어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