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과 상인들의 힘든 노력 덕에 예산 시장 상권이 살아났습니다. 하지만 일부 건물주들은 상인들을 상대로 퇴거 통보를 하는 등 백종원의 심기를 건드렸습니다.
15년 통닭집, 건물주에게 퇴거 통보 받아
지난 9월 20일 방송된 MBC 특집 다큐 ‘백종원 시장이 되다’ 2부에서는 고향의 예산 시장 살리기에 나선 백종원의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예산 시장은 백종원의 손길이 닿은 후부터 인기가 높아지기 시작했고, 점차 상권이 살아났습니다.
백종원의 예산 시장 살리기 프로젝트 전 하루 20~30명에 불과했던 시장 방문객은 두 달 사이에 무려 18만 명으로 늘어났고, 예산군 전체 인구의 두 배가 넘는 인원이 예산 시장을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인기와 함께 백종원이 우려했던 건물주들의 만행도 시작됐습니다. 시장이 활성화되자 일부 건물주들이 기존에 가게를 운영하던 상인들에게 일방적인 퇴거 통보를 내린 것입니다.
이를 접한 백종원은 “진짜 정도껏 해야지”라며 “진짜 꼴보기 싫어 죽겠다”고 분노했습니다.
이후 백종원은 시장에서 15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던 통닭집을 찾았습니다. 이 통닭집은 예산 시장 개장 후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만 건물주의 갑작스러운 퇴거 통보에 가게를 비우게 됐기 때문입니다.
백종원은 “우리가 괜히 분란 일으켜서 쫓겨난 것 가다.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남자 사장님은 “10년 동안 잘 지내다 간다”며 온화한 미소를 띠었습니다.
건물주들의 횡포에 당한 건 통닭집 사장님 뿐 아니었습니다. 한 사장님은 “(건물주가) 가게 살 사람이 있다며 나더러 커피숍으로 오라더라. 우리 보고 나가라 한 것”이라며 “자꾸 돈 때문에 저럴 텐데 걱정이 된다”고 토로했습니다.
이 같은 현장은 백종원이 우려했던 젠트리피케이션입니다. 이는 도심을 중심으로 인근 낙후가 된 지역 내에 고급 상업 및 주거지역이 형성되면서 기존에 거주하던 자들이 다른 곳으로 내몰리는 현상입니다.
백종원은 인터뷰를 통해 “어떤 면에서는 죄스럽기도 하고 예상했으니까 내 예상이 맞았죠? 싶기도 하다. 극과 극으로 나뉜다. 어떤 분들은 팔리지 않던 가게 기본 시세 2배를 주겠다는 데도 우리가 어디 넘겨줘야 시장이 살아날 수 있냐고 해서 우리가 인수하게 해준 분들이 있다. 정말 감사한 분들이다. 밝게 지켜주는 분들이 있는 반면에”라고 한숨을 쉬며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다행히 통닭집 사장님 부부는 백종원의 제안으로 시장 내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얻게 됐습니다.
임대료 상승 억제 위해 직접 상가 매입 나서
한편, 백종원은 이 같은 상황을 막고자 직접 상가를 매입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종원은 지자체와 함께 예산 시장 상가 일부를 매입했습니다.
백종원은 지난 9월 13일 방송한 MBC ‘다큐플러스-백종원 시장이 되다’ 1부에서 “제가 그동안 골목시장 등 여러 프로그램에서 골목상권 활성화에 도움을 드리기 위해 식당들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방송으로 노출하고 홍보했는데 결국 건물주들 좋은 일을 시켰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는 “예산시장에 처음 접근할 때부터 이를 염두에 두고 임대료 부분에 있어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여러 방안에 대해 지자체와 서로 모색했다”라며 “그래서 지자체에서도 일부 지역 상가를 매입했고, 저희도 일부러 상가를 사들였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물론 우리가 억지로 임대료를 못 올리게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분위기를 안정적으로 만들어서 ‘저기는 얼만데’ 이렇게 서로 억제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백 대표는 지난 2018년부터 예산군과 ‘예산형 구도심 지역 상생 협약’을 맺었습니다. 이후 백 대표는 지역 상권 회복 및 지방소멸 대응을 위해 다각적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는 예산시장 프로젝트에 사비 30억가량을 투자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발 벗고 나선 이유에 대해서는 “어린 시절 추억이 있던 곳인데 와서 보니까 (건물마다) 다 ‘임대’, ‘임대’가 붙어있어 깜짝 놀랐다”며 “‘지역이 이렇게 힘들어지는구나. 잘못하면 지역이 없어지겠구나’라는 위기감을 느껴 참여했다”고 털어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