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혐의로 붙잡힌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 씨가 하루 만에 경찰 조사를 마치고 석방됐습니다. 석방되자마자 뜻밖의 인물이 그를 향해 인사하는가 하면 전우원 역시 이곳으로 발길을 돌려 모두를 놀라게 했는데요. 과연 전두환의 손자는 어디로 향했을까요?
전우원 경찰서 나선 후 바로 광주 찾아
지난 3월 29일, 전직 대통령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 씨가 마약 혐의에 대한 경찰 조사를 마치고 마포경찰서를 나섰습니다.
그는 앞서 미국 체류 당시 SNS 라이브 방송 도중 마약을 투여한 바 있어 귀국 후 바로 마약수사대에 체포됐는데요. 하지만 경찰은 전우원이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자진 귀국한 점을 고려해 석방한 뒤 불구속 수사하기로 했습니다.
경찰서에서 나온 그는 “당분간 가족들과 접촉할 계획은 없다”며 “5·18에 대해 사죄하고 싶다”고 심정을 밝혔습니다.
취재진에 소감을 전한 전우원은 그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과 악수하고 대화하며 차량에 탑승했습니다.
전우원을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은 다름아닌 5·18 민주화운동부상자회와 민주화운동공로자회 등 5·18 유족과 고(故) 전태일 열사 동생 전태삼 씨였는데요.
이들은 전우원의 입장 발표 이후 “격하게 환영한다”며 “용기 잃지 마시고 5·18 영령과 피해자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전우원은 차를 타고 광주로 향했습니다.
다음날 자정에 광주 서구의 한 숙박업소에 도착한 그는 “태어나서 광주에 처음 와본다”며 “항상 두려움에, 이기적인 마음에 도피해오던 곳인데 천사 같은 마음으로 환영해 주시니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
한 기자가 5·18피해자들과 광주시민들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부탁하자 그는 깊은 한숨 후 잠시 말을 잇지 못했는데요.
전우원 씨는 “늦게 왔지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늦게 온 만큼 저의 죄를 알고 반성하고 더 노력하면서 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저를 포함한 저희 가족들로 인해 지금까지 너무 상처를 많이 받으셨을 것 같다”며 “원한도 많으실 것 같고, 너무 슬픈 감정도 많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할아버지나 아버지도 못 한 사죄를 손자가 가족들 대신해 실행하려는 용기 대단하다”, “나 같아도 가족 비리 폭로했으니 집에 돌아가기 싫을 텐데 그렇다고 행선지를 광주를 정한다는 건 생각지도 못했다”, “마약은 분명 잘못이지만, 큰 죄를 바로 잡기 위한 죄라고 본다”, “응원합니다” 등 격려 섞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편 전우원은 광주 5·18 묘역을 참배하고 5·18 기념문화센터를 방문해 5·18 유족과 피해자를 만나는 등 전두환 일가 구성원 중 유례없던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우원은 갑자기 왜 사죄를 했나
전우원 씨는 전직 대한민국 대통령 전두환의 손자인데요. 그는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유학가서 대학까지 졸업했으며, 미국 뉴욕에 거주하다가 2023년 3월 28일, 한국으로 귀국했습니다.
그는 본인이 우울증과 ADHD 진단을 받았고, 마약사범이라고 고백했는데요. 5.18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사죄로 귀국을 하기로 했을 때 본인이 체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이에 따라 귀국하자마자 마약사범 혐의로 마약범죄수사대에게 체포되었습니다.
2022년 12월 자살시도 실패 후 종교에서 깨달음을 얻은 뒤, 친가 일가를 폭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밝혔습니다.
갑자기 공개적으로 마약을 한 이유
전우원 씨는 2023년 3월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모든 것을 공개하고 자수하겠다고 예고했는데요.
라이브 방송에서 유니세프에 $50,000을 기부한 뒤 할아버지의 행동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5.18 기념재단에도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후 그는 돌연 엑스터시, LSD, 4-AcO-DMT, 2c-e라고 설명한 알약들을 섭취하고 대마초를 흡연해 모두를 놀라게 했는데요. 하지만 그는 한국에 자수하러 들어갈 예정인데, 약물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기 위해 약물을 복용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후 마약 복용에 의한 환각 증상을 보이다가 이내 쓰러졌습니다. 곧이어 미국 현지 경찰과 구급대원이 진입하여 외부로 끌려나갔으며 경찰에 의해 방송은 종료되었습니다.
인터넷상에서 그가 체포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지만 연합뉴스가 주뉴욕총영사관에 확인한 결과 체포된 상황은 아니며 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이송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